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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로 소통하는 사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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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6-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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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방우정청이 편지쓰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사)한국편지가족 대경지회가 주최하는 ‘폭력 없는 우리학교 만들기’ 세미나와 ‘꿈을 가꾸는 편지나무’ 창립총회에 참여해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편지쓰기가 폭력이 완화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인터넷, 스마트폰 등 빠르고 편리한 것에만 익숙한 학생들에게 편지가 감수성을 일깨우고 진정성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교육방식인 것만은 틀림없다. 우정청의 계획은 부모님, 친구간, 사제간, 독도경비대 위문편지 등 매월 테마별로 편지쓰기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결국 편지가 소통의 채널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정진용 청장은 “편지쓰기를 통해 학생들이 마음속에 있는 생각과 고민들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소중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요즈음 우편함에 쌓이는 것은 안부를 담은 편지가 아니라 공과금 청구서나 쇼핑몰 홍보전단, 각종 청첩장뿐이다. 정성을 담은 편지를 받아본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쓰는 연애편지도, 걱정을 안고 띄우는 안부편지도 사라졌다.

디지털 시대에 무슨 편지 타령이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도 감성은 존재한다. 그 감성이 메마르고 즉물적이라면 그것을 완화할 어떤 정치가 필요하다. 예컨대 LP디스크를 통한 음악감상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편지에는 쓰는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행간을 통해 그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절제하거나 미사여구로 포장된 문장으로 그 사람의 정서를 전달받는다. 손수건에 꽃무늬와 이름을 새겨 전하던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펜 끝에 담아 꾹꾹 눌러쓴 편지를 받을 때 느끼는 감동을 생각한다면 경북지방우정청이 펼치는 편지쓰기 운동이 얼마나 큰 효과를 얻을지 기대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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